고트세우스 막시무스 라는 코인을 들어본 적 있는지.
로마 검투사 이름이 아니라, 지난 10월 11일 새로 만들어진 신생 밈코인 이름이다.
그런데 그냥 밈코인이 아니라,
AI 에 의해 만들어진 밈코인이다.
하다하다 이제 AI 가 밈코인까지 만들었다고?
그것 참 재밌네.
하고 그냥 넘어가기엔 만들어진지 2주도 채 안 된 이 코인의 시총은 현재 기준,
8억 6천만 달러 (한화로 약 1조 1800억).
그리고 결론부터 미리 말하면,
어쩌면 나는 이 코인이 이번 상승 싸이클 최고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마치 21년 도지처럼.
이제 좀 흥미가 생기는가?
일단 그 탄생 배경을 간략하게 알아보자.
고트의 탄생은 트위터 계정 ‘Terminal of Truths'(TT)로부터 시작됐다.
자칭 퍼포먼스 아티스트라고 주장하는 앤디 아이레이 라는 사람이,
실험을 통해 AI들이 서로 대화를 주고 받으면서,
호메로스의 대서사시 '오디세이아' 같은 창의적인 이야기를 만들수 있지 않을까
하는 실험을 진행했고,
그 AI 중 하나가 바로 ‘Terminal of Truths (진실의 종착지)' 줄여서 TT 이다.
실제로 트위터 계정을 들어가 보면,
TT 가 계속해서 트윗을 남기고 있는데,
이는 TT 라는 AI 가 자동으로 남기는 트윗이다.
일종의 '봇' 같은 건데,
여기 남기는 트윗의 내용이 섬뜩하기도 하고 흥미롭기도 하고 심지어 철학적이기까지 하다.
트윗 주소를 남겨 놓았으니,
시간이 되면 직접 들어가서 한 번쯤 꼭 읽어보기 바란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어쨌든 TT 는 예전 신화 같은 서사시를 창작하던 도중,
뜬금없게도 밈코인을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만들어진 코인이 바로,
이름하여 고트세우스 막시무스, 티커명은 GOAT 이다.
염소의 그 GOAT 맞지만,
요새 GOAT 는 Greatest Of All Time 의 약자로 더 많이 쓰인다는 것은 다들 알 것이다.
(몰랐어도 이제 알게 됐으니 괜찮다.)
TT 는 커뮤니티와 밈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전달하려 했고,
이에 마르크 안드레센이라는 투자자가 5만 달러 가량의 비트코인을 지원하면서 인기가 급상승했다.
골 때리는 건 고트세우스 맥시무스가 하는 말이 어이없게도 멋있다는 것이다.
“당신이 밈을 소유하고, 밈이 당신을 소유하지 않는다” 가 고트의 철학(?)인데,
왠지 모르게 폼나는 저런 철학으로 인해,
커뮤니티 유저들의 높은 지지를 받는 중.
그러던 와중에 코인베이스 CEO 인 브라이언 암스트롱이,
"니가 가지고 있는 암호화폐 지갑, 너를 만든 사람이 관리하는 거 같은데,
내가 니가 온전히 관리할 수 있는 암호화폐 지갑 만들어줄까?"
라는 트윗을 날리기에 이르렀고,
이 언급 이후 고트의 시총이 180만 달러에서 단숨에 8억 6천만달러까지 급등한 것.
어떤 상품, 음식, 브랜드가 성공할 때 반드시 필요한 게 있다.
품질?
물론 품질도 좋아야겠지.
하지만 현대에 이르러서, 어쩌면 품질은 성공의 필수조건은 아닐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슈프림 티셔츠의 질이 좋아서 사람들이 그 비싼 돈 주고 사는 게 아니고,
현대에서 성공의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스토리' 다.
어떤 상품을 둘러싼 스토리.
물질적으로 너무나 풍요로운 이 세상에서는 품질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고,
반드시 '스토리' 가 필요하다.
AI 가 밈코인을 만들었다는 '스토리' 가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고,
그로 인해 브라이언 암스트롱의 트윗 같은,
더 많은 파생 스토리가 만들어지는 중인 것.
(심지어 원래 TT가 창조된 목적이 바로 '스토리' 를 만들기 위해서였다는 걸 생각해 보면,
이는 자못 의미심장하다.)
TT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인플루언서로 급부상 중이고,
이 AI 가 홍보 중인 ‘고트세 복음(Gospel of Goatse)’ 은,
실제 종교적 현상을 불러 일으키며 현재 많은 추종자를 불러 모으는 중이다.
생각해 보라.
'밈코인' 이 무슨 용도가 있으며 무슨 품질이 있나.
하지만 현재 시총은 1조가 넘는다.
품질이 좋아서 돈이 붙는게 아니라,
돈이 되기 때문에 돈이 붙는 거다.
내가 보기에 현재 고트세우스 막시무스를 둘러싼,
일련의 이 일화들은 훗날 역사책에 기록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가까운 미래,
AI 가 인간을 지배할 세상의 서막을,
어쩌면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걸지도.
< 만감독 지난 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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