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 금융그룹은 매년 12월에 '한국 부자 보고서' 를 발행한다.
인터넷에서 검색 한 번으로 손쉽게 받아볼 수 있다.

KB 금융그룹이 '부자' 로 규정하고 있는 대상은,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
거주주택 포함 부동산자산 10억원 이상"
을 보유하고 있는 20세 이상이다.
이 보고서에서는 부자의 종류를
- 자산가 : 10억 ~ 100억
- 고자산가 : 100억 ~ 300억
- 초고자산가 : 300억 이상
으로 나누고 있는데,
약 120 페이지나 되는 보고서를
내가 매년 들여다 보는 이유는 단 하나이다.
나 역시,
고자산가를 넘어
초고자산가로
자산을 증식하고 싶은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간접적이기는 하지만,
현재 한국에서 부를 축적한 이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고,
크고 작은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이 보고서는 바쁘더라도 챙겨 보는 편이다.

올해의 부자들의 규모 분포가 작년과 달라진 점 중에 흥미로운 부분은,
2023년,
100억 미만의 부자들의 자산이
100억 이상으로 늘어난 경우는 +0.8%에 불과하지만,
2024년,
300억 미만의 부자들의 자산이
300억 이상으로 늘어난 게 +3.7%에 달한다는 것이다.
즉, 부자들 사이에서도 양극화가 진행중이라는 것.
자산규모 300억 이상의 초고자산가들의 돈은
이런 고물가 불경기에도 점점 더 불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중장기 고수익이 예상되는 유망 투자처를 예상한 거의 전 항목에서,
23년보다 24년에 답변 비율이 줄어들었는데,
이는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는 걸 말해 준다.
즉, 대다수의 부자들은
지금은 투자하기 좋은 시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

이런 보수적인 투자 분위기는
2025년 자산 운용 계획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는데,
주식에서는 투자금액을 줄이겠다고 대답한 비율이 21.8% 인데 반해,
예적금이나 채권, 만기보험 같은 안전자산은 유지하겠다는 비율이
80~90% 로 월등히 높았다.
각각 10억원대, 20억원대, 30억원대의 자산을 가지고 있는
3명의 심층 인터뷰에서도
'불확실성' , '안전자산' , '손실을 안보는 게 이익'
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부자들은 현금을 확보하고
안전을 추구하는 투자분위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투자를 하더라도,
5년전인 2019년에 비해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비율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5년 전만 하더라도,
국내 투자 (주식, 부동산 등) 만으로 자산증식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여겼지만
이제는 해외 투자를 하는 것이 자산을 늘리는데 유리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것.
나는 여기서 어떤 힌트를 엿볼 수 있었는데,
많은 자산을 가지고 있는 부자들이
보기에는 보수적이고 위험회피적인
투자만 하는 것 같아도,
사실은 트렌드를 놓치지는 않는다는 것.
최근 들어 주식 하는 사람 치고,
해외주식 안 하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
부자들이 얼리 어답터 (Early Adaptor) 나 퍼스트 펭귄 (First Penguin) 처럼
새로운 투자처를 발빠르게 모색하는 집단은 아니지만,
어떤 곳이 돈을 벌 수 있는 곳인지에 대한 촉 만큼은
결코 무딘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

그렇다면 부자들은 '가상자산' 에 대해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있을까?
전체 부자들의 35% 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가상자산에 대해 긍정적인 비전을 인정하고 있고,
아직은 가상자산에 투자할 생각이 없다고 말한 사람들 조차도,
31.6%에 달하는 사람들이
가상자산이 앞으로
'광범위한 결제수단으로 사용될 것',
'안정적 투자자산으로 인정된다' 는
긍정적 답변을 했다.

앞으로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이유로 가장 많이 나온 상위 3개의 답변은,
전부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망' 하게 본다는 것이었고,
이것만 보더라도 큰 자산을 가진 부자들일수록 단기적인 수익률보다는,
'장기적인' 비전을 중시하는 경향이 크다는 걸 새삼스레 느낄 수 있었던 부분이다.
부자들은 결코 단기적인 수익에 일희일비 하지 않는다는 게,
내가 수많은 부자들의 인터뷰를 읽으며 느낀 것이고,
이런 데이터에서도 '부자' 라는 종족들의 성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렇다면 부자들이 가상자산에 투자하지 않는다고 하는 이유는 뭘까?
'변동성이 크다'
'내재가치가 낮다'
'많은 가상자산 규제'
라는 키워드를 통해
아직도 가상자산 시장은 부자들에게
"앞으로 유망하기는 하지만"
"아직은 신생 시장"
"아직은 100% 신뢰가 힘든 비제도권 시장"
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이를 반대로 뒤집으면,
'가상자산 시장이 제도권으로 편입됐다는
전반적인 사회적 인식만 확인 된다면'
'가상자산 시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이다'
라는 뜻으로 봐야 한다.


이미 트럼프는 비트코인을 미국의 전략적 비축자산으로
삼겠다는 발언을 천명한 바가 있다.
사실 너무 엄청난 발언이라
실제로 실현될 것이라 보지 않는 입장도 많은 듯 하다.
그러나


부탄과 엘살바도르는
전략적 준비자산으로 비트코인을 비축할 계획을 이미 세워나가고 있고,

최근에는 SEC 의 게리 겐슬러가 물러난 다음 후임 위원장 지명자인
폴 앳킨스가 비트코인 전략적 준비자산 도입을 발의한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과 회동을 가졌다.

이 데이터는
미국이 보유한 비트코인 대비
그 외의 국가가 보유한 비트코인의
비율을 나타낸 지표다.
1월 9일 현재 해당 지표는 1.65를 기록 중인데, (노란색)
이는 다른 국가들보다 미국이
65% 더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재미있는 것은 1년 반 전인 23년 8월 경만 하더라도,
미국의 비트코인 보유량이 다른 국가에 비해
80% 수준에 그쳤다는 것이다.
즉, 23년 8월과 비교해
2배 넘도록
지속적인 매집을 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트럼프가,
실제로 비트코인 전략적 비축자산화를 공식 선언한다면,
부탄, 엘살바도르 같은 약소국가가 준비자산으로 만들겠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고,
비트코인의 위상은 그야말로 천지차이로 달라지게 된다.


내심 미국이 어떻게 할 것인지를 보고 결정하고 싶었을 유럽국가들 역시
연쇄적으로 전략적 비축을 추진할 것이다.
크립토에 있어서는 가장 뒤떨어진 수준으로 전락하고 있는 중인 우리나라 역시
전세계적인 변화를 우리나라도 결국은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 것.
즉,
미국의 '비트코인 전략적 준비자산' 이 상징하는 바는,
단순히 가격상승 뿐만 아니라,
아직 가상자산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전세계의 수많은 부자들(개인) 을 비롯한
기관 투자자들의 신규 자금 유입과
비트코인의 사회적인 인식과 패러다임을
'사이버 펑크 도구' 에서 '주류 금융 자산' 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에서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위에서 말했듯이,
부자들이 보수적인 투자를 선호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코 트렌드를 놓치지 않는다.
그게 자산을 증식할 수 있는 거라면 더더욱.
가상자산 시장이 주류로 편입된다는 걸 확인하는 순간,
누구보다도 과감하게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고,
그들의 자산 규모를 이용하여
빠르게 눈덩이를 굴려나가게 될 것이다.
아직 그들이 본격적으로 이 시장에 들어오지 않은 현재가
어쩌면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즉, 지금은 이 시장에 대한 의심을 할 때가 결코 아니다.
머지 않아 부의 추월차선은 다시 1차선으로 줄어들게 될 것.
앞에 가고 있는 차를 추월할 수 있는 방법은 차단된다.
초고자산가들이 부를 늘려온 이유는,
시류를 읽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고
기회를 포착하면 절대로 놓치지 않는 데에 있다.
그 기회가 지금 우리 눈 앞에 있고,
조만간 사라지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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